체험 마케팅의 중요성 과 플래그쉽 스토어
< 체험 마케팅의 중요성 과 플래그쉽 스토어 >
체험마케팅은 전혀 새로운 마케팅의 대안이 아니라 기존의 여러 가지 마케팅 개념의 결합이다. 기능성 및 이미지만으로는 성숙한 사회의 소비자 마음을 움직일 수 없고, 소비자의 감각적 체험에 호소하여 브랜드 가치 창조를 통해 새로운 접근을 모색해야만 한다.
“소비자는 이성적인 동시에 감각적인 동물이다.” 이것이 체험마케팅의 대전제가 된다. 전통적인 마케팅에서 소비자는 이성적인 구매결정을 한다는 것이 전제가 되어 광고에 의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체험마케팅에서는 소비자와의 여러 접점을 통해서 ‘어떠한 브랜드 체험을 제공할 것인가’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이제 소비자는 브랜드를 통한 인식과 구매행동에 있어 직접 느껴보고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가치를 판단하기 때문에 체험마케팅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체험마케팅이 중요한 이유는 경쟁 환경이 치열해지고, 소비자의 구매 패턴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과거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인식함에 있어 브랜드의 로고나 이미지, 슬로건 등을 통한 수단이 대부분이었고, 이러한 경로는 압도적으로 매스미디어 광고가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산업 마케팅 환경에서는 이제 이를 넘어서서 직접 체험을 통해 브랜드를 인식하고 브랜드가 향유하고 공유하고 싶은 문화를 통해 브랜드를 인식하게 되기 때문에 체험마케팅이 중요해진 것이다.
즉, 이제 현대에서의 브랜드는 로고나 이미지를 대표하는 상표가 아니라 소비자가 체험을 할 수 있는 다리역할을 하고 있으며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매 혹은 이용하고자 하는 이유를 찾고자 한다.
그렇다면 최근 선진기업들 사이에서 체험마케팅을 가장 보편적이고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수단은 무엇인가? 바로 플래그십 스토어라 할 수 있다. 체험마케팅의 대표적 공간이라 할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에 대하여 알아보자.
플래그십 스토어의 사례와 기대효과
플래그십 스토어의 Flag는 깃대를 의미한다. 즉 브랜드를 대표할 수 있는 매장을 ‘깃대’로 표현하고 실제로 이러한 종류의 매장에서는 다른 종류와는 다른 점을 발견할 수가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매장의 개념은 제품을 파는 곳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제품을 파는 곳이 아니라 브랜드의 이미지를 파는 곳이라 할 수 있으며 브랜드와 소비자의 관계를 밀접하게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가치를 브랜드로 연결시켜 브랜드를 체험하도록 하는 공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1. 해외기업들의 플래그십 스토어 구축사례
애플컴퓨터는 미국 전역에 ‘Apple Store’를 만들어 이 곳에서 디지털 카메라, 캠코더, 컴퓨터 등 자사가 생산하는 다양한 제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유롭게 제품들을 사용해 볼 수 있으며, 전문가들로부터 설명이나 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맥킨토시 운영 체제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무료 사용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한다.
또한 약간 다른 형태이긴 하지만 코카콜라는 코카콜라 박물관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애틀랜타에 위치한 코카콜라 박물관은 원래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어졌지만, 지금은 코카콜라의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서 큰 역할을 담당한다. 여기에서는 코카콜라의 맛과 병 모양의 변천사를 한 눈에 알 수 있는데, 유료로 운영되어 또 다른 수익원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플래그십 스토어의 이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산업은 바로 패션산업이다. 외국의 유명 패션기업들은 앞다투어 플래그십 스토어를 이용하여 소비자들에게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를 알릴 뿐만 아니라 브랜드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도 한다.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에 있는 프라다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기존의 단순한 쇼핑장소라는 개념을 초월하여 공공의 공간과 문화 프로그램밍이라는 개념을 접목시키고 있다. 또한 2003년에 오픈한 도쿄의 매장은 독특한 건물 디자인과 외관을 통하여 현대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잠재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1999년에 설립된 리바이스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박물관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는 리바이스의 역사와 패션의 변화를 전시함으로써 캐쥬얼 패션의 역사를 리바이스가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 된다.
한편, 우리나라의 태평양은 미국 뉴욕에 아모레 퍼시픽 뷰티 갤러리 & 스파를 설립하였다. 이를 통하여 태평양은 브랜드 컨셉을 ‘A New Beauty Energy’로 자리매김 하고자 하였다. 이는 제품 판매 매장이 아닌, 아름다움에 대한 개인별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살롱 개념의 인테리어를 도입한 것이다. 건물 디자인과 인테리어도 동양적인 신비로움 속에서 느낄 수 있도록 다섯 가지 테마를 통하여 구성했으며, 이 곳에서는 라이프 스타일과 피부타입을 분석해주는 카운슬링, 아시아 지역의 뿌리 식물로부터 추출한 10여 가지의 에센스 SPA 부스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2. 우리나라의 상황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전 세계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미국 뉴욕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선진국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 특히 2000년대 들어 많은 패션기업들을 중심으로 하나의 유행처럼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여 각각의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 전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강남 청담동 일대를 중심으로 명품 브랜드들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고 있으며, 최근에 패션의 거리인 명동 지역을 중심으로 국내 브랜드들이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에서 청담 사거리까지 걸어가다 보면 전 세계 명품 기업들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구찌, 프라다를 시작으로 루이비통, 겐조, 페라가모 등 명품 기업들이 너도나도 플래그십 스토어를 청담동에 오픈 시키고 있다. 각각 브랜드 이미지를 살리는 건축 디자인으로 관광명소가 되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해외 기업들이 한국에도 청담동 일대를 중심으로 매장을 오픈 하는 이유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첫째, 현지화 전략이다. 청담동을 통해 보통 사람들이 아닌 실질 구매자인 상류층을 대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널리 알리면서 다른 명품 기업들의 매장과 함께 집객 효과를 보기 위해서이다. 청담동에 명품 매장이 늘어날수록 상류층 고객들의 집객효과 또한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둘째, 이렇게 현지화 전략을 통하여 한국의 플래그십 스토어들은 실질적인 매출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예를 들어 프라다는 연평균 50억원의 매출로 3년 만에 플래그십 스토어의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브랜드 이미지가 강하지 못한 매장들은 매출 향상보다는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 이는 중요한 상징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명동 지역에서는 주로 국내 브랜드들의 플래그십 스토어들이 포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제일모직의 빈폴 매장이다. 빈폴은 2003년 9월 명동에 국내 브랜드로는 최초로 500평 규모의 매장을 오픈했다. 빈폴의 주요 브랜드 전략은 패밀리 브랜드화를 통한 개별브랜드 확장을 꾀하고 있다. 진, 레이디스, 액세서리, 멘즈, 골프, 옴므, 키즈 등의 하위 브랜드가 모두 한 매장에 전시됨으로써 원스톱 쇼핑과 빈폴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큰 기대를 걸었다.
과거에는 고객들이 모든 빈폴 브랜드의 매장을 보려면 백화점의 여러 층을 돌아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이 곳을 통해 한 장소에서 쇼핑을 편리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개인 혼자서 매장을 찾던 고객이 가족 단위로 방문할 수 있으며 브랜드 인지도 제고 및 다른 매장으로 파생되는 효과 등도 있다. 실제로 몇 해 전부터 빈폴은 패션 브랜드에서 매우 이례적으로 폴로 등의 외국 브랜드를 매출 면이나 브랜드 경쟁력에서 앞지르는 쾌거를 보이고 있다.
3. 플래그십 스토어의 기대 효과
▶ 기업 입장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 이미지의 차별화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브랜드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소비자가 브랜드를 선택하기까지에는 무수히 많은 경쟁자가 있으며 무수히 많은 과정을 거쳐 선택하게 된다. 또한 선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브랜드에 충성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상품 전달만으로는 높은 효과를 얻기 힘들다. 이러한 측면에서 플래그십 스토어는 많은 의미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둘째, 소비자들의 체험을 통한 관계 구축이다. 매장은 파는 곳이지만 플래그십 스토어는 매장에서 소비자의 체험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 휴대폰 대리점이라도 잘만 꾸며 놓으면 멋진 플래그십 스토어로 탈바꿈될 수 있다. 휴대폰 가격을 물어보고 모델만 휙 둘러보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매장 안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친구를 기다리고 인터넷을 하며 자세한 부가서비스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소비자들은 자신의 통신 서비스에 대하여 높은 충성도를 보일 수가 있을 것이다. 바로 감각적인 요소를 다양하게 이용하여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더욱 밀접하게 다가감으로써 그 브랜드의 체험 마케팅은 소비자와의 관계구축이라는 매우 높은 자산을 얻을 수가 있다.
플래그십 스토어라고 해서 꼭 투자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소요되는 매장만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자사가 판매하고 있는 유통채널을 이용하여 얼마든지 그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일례로 미국의 시어즈 백화점은 생활도구 매장 내에 도구 전문가들을 배치하고 남성 고객들이 직접 사용하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였다. 이 컨셉은 큰 성공을 거두어서 2002년엔 870개의 매장에 이런 공간이 마련되었고, 생활도구 매장 뿐만 아니라 백화점 내 다른 매장의 매출까지 증가하는 시너지 효과를 보게 되었다.
이는 물론 백화점이라는 유통채널이 주도한 것이지만, 그 반대로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들도 브랜드 중심의 체험공간을 마련할 수도 있다. 바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오래 잡음으로써 자사의 브랜드를 각인시키기 위해 말이다.
▶ 소비자 입장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 매장에서 원스톱으로 쇼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거에는 백화점에서 여기저기 매장으로 돌아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쾌적하고 넓은 매장에서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장점은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제품을 굳이 구매하지 않아도 다양한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크레욜라 매장에서는 크레용을 가지고 직접 그림도 그리고 물건도 만들 수 있으며, 애플컴퓨터의 매장에서는 다양한 제품을 사용해 봄으로써 애플컴퓨터의 제품에 익숙해질 수 있다.
차별화 전략이 성공 관건
서두에서도 밝혔지만 플래그십 스토어는 체험 마케팅을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장이라 할 수 있다. 현재까지의 일반적인 플래그십 스토어는 주로 전자, 패션 등의 특정산업과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공통적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 본질이다. 플래그십 스토어의 개념을 잘 살릴 수 있다면 굳이 명품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그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우선, 유통 인프라를 넓게 가지고 있는 서비스 기업들이다. 통신 서비스, 자동차, 프랜차이즈 등 각 지역마다 퍼져 있는 매장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나 브랜드 이미지를 차별화 시킬 수 있는 좋은 아이템만 개발된다면 그것은 바로 훌륭한 체험 마케팅 현장이 될 수 있다.
두 번째, 유통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지 않더라도 자사의 브랜드를 알리고 소비자들이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체험 마케팅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이는 각 업종마다 매우 상이하지만 공통적인 요지는 바로 소비자에 있다. 소비자들은 그러한 체험을 통하여 더욱 브랜드에 다가갈 수 있으며, 기업 입장에서는 그러한 체험마케팅을 통하여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들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선순환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 자체도 차별화가 되어야 한다. 한 기업의 플래그십 스토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고자 할 때는 이미 보편화 되어 가는 상황이다. 따라서 단순히 다른 브랜드의 매장을 모방하거나 여러 브랜드를 한 곳에 모은 장소의 개념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보다 더욱 차별화 할 수 있는 요소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차별적 요소는 건물의 독특한 디자인이 될 수 있으며, 매장 내에서의 독특한 체험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무언가 소비자들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방문하였을 때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뚜렷이 존재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기업들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아쉽게도 단순한 모방이나 유행에 그치거나, 매출 향상을 위한 매장의 개념을 더욱 강조하는 등 본질에서 벗어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결국은, 플래그십 스토어 체험도 차별화 되어야 하며 이를 통하여 자사의 브랜드가 차별화 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